관심갖기

김미선


봄이라 부르기엔
아직
이른 계절이었고
한껏 멋을 부리기에도
난 아직
어린 나이였었다
여고생 때
막연히 흠모하던
총각 선생님께
좋은 인상을 풍기기 위해서
애쓴 적이 있었다
하얗다 못해
파르스름한 빛이 돌게끔
파란 잉크 몇방울
떨어뜨린 물에
교복칼라를 담갔다가
콘스타피 물을 먹여
빳빳히 다렸었다
칼라에 목이
베일 것만 같아서
고개도 마음대로
돌릴 수 없었으니
마치
수업태도 좋은 학생처럼
꼿꼿한 자세로 앉아
교단에서
수업에 열정을 쏟으시는
선생님을
응시한 적이 있었다
그때처럼 나에게는
딱히 멋을 부릴 수 있는
교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그에게
이쁘게 보이려해도
숙녀 초년생의
어중간한 여자가
아마 그의 눈에 조금은
촌스럽고
덜 세련된
막내 여동생 쯤으로 보였을게다
그는 항상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나를 바라다보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딴 곳을 보는 척하며
그의 모습을
그가 나를 바라다보는 모습을
몰래 훔쳐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