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엔 내가

지은이: 이해인

숲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유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 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난기슭에 엎디어
찬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